까먹기 전에 아빠와 에피소드를 써야겠다 싶어서 기록에 남겨요. 언젠가는 이 내용도 기억이 안 날 시기가 올 거 같아서요. 오랫동안 내 기억에 머물기를 바라면서...
#1. 소고기 값 관련
제 차 관리는 아빠가 담당하는데, 차 관리비가 20만원 가까이 나왔어요. 물론 아빠 입장은 딸한테서 돈을 받아야 하는게 맞지만, 딸의 입장에서는 돈을 줄 생각이 없었습니다. 나보다 돈 잘 버는데, 굳이 내가 줘야하나? 불효를 자처한 저는 줄 생각이 없었습니다. 저는 늘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일찍이 철들면 아빠가 심심하지 않겠냐고. 그래서 철을 들지 않기로 했다죠.
한번은 외식을 하게 되는데, 내가 소고기 값을 내기로 했습니다. 아빠는 아차 싶었겠죠. "소고기 값은 내가 낼테니 생색내지 말고, 넌 나한테 돈 갚아!." 웅? 역시 아빠는 내가 실실 웃는 것만으로 내 머릿속을 파악하고 있었구나 싶었지만, 늦었죠. "아빠 잘 생각해봐봐. 어차피 못 받을 돈인데, 외식비라도 퉁치는게 어때?" 매번 질거면서 계속 말싸움을 거는 이유가 아빠도 심심해서 겠죠.
#2. 등산하다 딸이 넘어졌다는데
아빠는 항상 운동. 운동. 운동... 그럼에도 지지않는 나는 싫어. 싫어. 완전 싫어. 그러다가 모임에서 등산간다고 하기에 내 체력을 고려하지 않고, 갔죠. 와.. 비올 때 가서 그런지 바닥이 상당히 미끄러웠어요. 올라가는 길에 아빠 나이대의 아저씨(산가이드 출신)를 사귀게 되어 천천히 올라가고 내려온다고 해도 저질 체력에는 순발력이 따라주지 않았어요. 어른이 되고 나서 처음 넘어졌어요. 오.. 팔에 오랜만에 피가 났죠. 우여곡절 끝에 등산을 마치고, 밥 먹으러 가는 길에 아빠한테 전화가 옴. 전화를 받아보니.. 경주에 주상절리 멋진 전경 보고 있다고 자랑하려고 전화온 거였음.
"아빠.. 나 등산갔다왔는데, 자빠졌어."
"바지 안 찢어졌나?"
"(????) 안 찢어졌는데.. 딸이 자빠졌다는데 바지 걱정부터 돼?"
"바지 안 찢어졌으면 됐다. 잘 자빠졌다."
"(?????)우씨"
#3. 사진 그만 보내....
나도 조카 진짜 사랑하긴 하는데, 아빠가 손주 바라보는 만큼은 아닌 거 같아요. 사진도 동영상도 거기서 거기인 거 같은데, 나보고 힐링하라고 계속 보내주는 아빠. 일 마치고 집에 있으니 심심한가봐? 그만 보내...
전화로 "심심하니깐 전화 좀 해!"하고 자기 할말만 하고 끝는 경상도 아빠. 부산 내려올 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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